5월의 들장미 (엄마가 싫어했던...)
매주 등산을 다니며 신록의 푸르름을 눈에 담고 산다.
그런데 요 근래엔 유독 빨간 들장미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들장미들의 개화 시즌인 어느덧 5월.
예전엔 그냥 지나쳤을 꽃들 이건만.
올해는 유독 붉은 것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아버지 기일도 다가오고 엄마가 들려주셨던 일화가 생각나서인지 이 시즌만 되면 이제는 자연스럽게 눈에 더 들어오는 것 같다.
어느 날 좋아하신 잔치국수를 맛있게 드시고 식당을 나와 거닐다 길가에 핀 들장미를 보며 엄마가 말씀하셨다.
"난 이 장미들이 참 싫다"며 해주신 이야기...
엄마의 젊은 어느 날.
남편이자 나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어느 날.
허망한 마음으로 어느 건물(아마도 병원이었지 싶다)에서 나와보니 길가 지천에 저 붉은 들장미들이 이쁘게도 피었더란다.
허망한 마음도 몰라 주고 이쁘게만 핀 야속한 꽃을 바라보며 얼마나 슬프고 억울하고 막막하셨는지 한참을 우셨다고 이야기를 해주시는 엄마.
싫다 하시는 엄마와 들장미 앞에서 기념으로 한컷.
그것이 2017년 5월이었다.
그리고 그 해 가을... 엄마는 우리 곁을 떠나셨다.
그냥 들었던 이야기가 이제는 젊은 날의 엄마보다 내가 더 많은 나이가 되어보니 상상도 할 수 없는 그 막막함과 깊은 슬픔에 더욱 눈시울이 붉어진다.
지금껏 엄마와의 추억을 혼자 간직했는데 오늘에야 누나들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역시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ㅎㅎ
(다들 이불 덮고 울고 있지는 않겠지?ㅎ)
벌써 6년이 흘러도 여전히 그립고 보고 싶다.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