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유목민 탈출기 (2023년 내돈내산)
- 브랜드평이 아닌 지극히 개인의 신체 특성에 맞추어 작성된 것이니 오해 마시길 바란다 -
한동안 등산에 빠져서 다녔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가 2011~12년도쯤 인것 같은데 그 때 신던 등산화가 잠발란. 10년을 넘게 신었네.
2021년경 한동안 안신던 등산화를 꺼내어 다시 시작한 등산.
그런데 10년이 지난 신발이란 생각도 하지 않고 무작정 신고 올랐던 산행길에 발바닥이 영 이상해서 뭔가 싶어 보니 밑창이 덜렁덜렁거린다. 햐!! 이런!!
입던 옷과 신발로 투자없이 시작하려던 등산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말았네.
그래서 시작된 등산화 유목민 생활...
첫번째 구매
그즈음에 광고하던 블랙야크 343 등산화. 20만원대
보아시스템으로 신기가 편하고 경등산, 워킹용이라 좋은것 같아서 다이어트 산행을 약속으로 사기쳐서 강제 선물받았던 등산화. 이때만 해도 좋았다. 새신발 신고 뛰어볼 생각에...
착화의 느낌은 발이 편했다. 보아도 편했다.
그런데 우리동네 산의 특징이 자갈이 많지.. 발바닥이 아프다.
신체구조상 하체 부실인 나에겐 발바닥이 너무 아파 이건 산행보다는 워킹화에 가까운것 같아 실패!!
두번째 구매한 등산화. 이것도 블랙야크. 거의 30만원대.
등산화의 구매 원칙. 본인 치수보다 5미리 크게 신어야 발이 아프지 않다 그랬던가.
난 운동화 270미리 사이즈라 275로 구매
첫번째 블랙야크도 275이기에 맞겠지 싶어 신어보지 않고 그냥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바로 산행 실시.
결과는... 발이 논다.
발바닥은 딱딱하니 자갈밭에서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돌맹이의 아픔은 없다만 신발이 큰지 발이 논다.
인솔을 두개 깔고 신어보아도 발이 꽉잡혀서 답답하고 하산길에 쫄려서 발에 피가 안통하는것 같은 불편함.
실패. ㅠㅠ
세번째 나이키 등산화. 30만원대
나이키에서도 등산화가 있다. 나이키 뒤에 ACG 이게 붙네. 몰랐다. 이건 콜라보 제품 형식 뭐 그렇단다.
암튼 나이키 에어포스원 올백을 주로 신었던지라 270미리로 구매했다가 좀 작은것 같아서 275미리로 다시 교환 산행실시.
이것도 발이 논다. 괜히 치수 교환을 했다.
발바닥은 편하고 돌맹이 느낌없고 좋았으나 발목 부분이 얇은 천 느낌이라 등산화 같은 느낌은 없다. 거기다 발이 놀다 보니 뒷꿈치까지 까지는 대형 사고가!!
실패.
네번째. 이번엔 네파다. 20만원대
결국 나이키도 실패로 다시 등산화를 찾다가 이중 보아 시스템으로 된 네파 발견.
아예 270미리로 구매 했다.
신어보니 일단 편하다. 그래서 바로 휴일 산행실시.
아프다. 밑창이 너무 딱딱하다. ㅠㅠ
밑창이 슬림하여 내리막길에 발목이 자주 접찔린다.
하체 부실인 나의 다리, 무릎으로 고스런히 충격이 와 닿는것 같다. 거기다 하산때에 오는 무릎 뒤 오금의 통증 또한 빨리 찾아오고... 힘들다.
실패.
와... 이정도면 그냥 등산을 포기할까 싶기도 하고 저주받은 이 몸뚱이로 인해 자괴감 마져 생겨버린다.
그러던 중 나로 인해 반 산악인으로 작년에 영남 9봉까지 완등한 막내누나의 추천으로 마지막으로 구매
다섯번째. 호카. 30만원대
굳이 5미리 크게 신지 않아도 될것 같아서 본 사이즈인 270으로 구매.
일단 발이 편하고 신었을때 느낌은 블랙야크 343과 같은 푹신함이 있다. 육안으로 보아도 밑창은 부드러운 재질과 딱딱한 재질이 섞여있어 안으로는 편하고 밖으로는 자갈밭에서 내 발을 좀 지켜줄것 같은 느낌.
드디어!! 유레카!!!
편하다. 정말 안으로는 편하고 밖으로는 자갈밭의 느낌을 아주 잘 막아주는것 같다. 거기다 뒷꿈치 밑창이 커서 그런지 발목이 오뚜기가 되지 않아 한번도 접찔리지도 않고 자갈밭임에도 밑창 훼손도 거의 없다.
하체로 전달되는 충격도 많이 흡수가 되는 듯 3시간 정도의 산행이면 어김없이 찾아 오는게 오금의 통증인데 전혀 없다.
정말 처음이다 산행 후 이렇게 통증이 없는 날은.. ㅠㅠ
오랜기간 등산화에 많은 투자를 하게 될꺼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으나 그나마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구매한 등산화가 잘 맞아서 너무 다행이다.
그동안 샀던 등산화는 당근이나 중고로 팔아보려고 했더니 제값은 커녕 그냥 기부 수준이라 아깝지만 마실용으로 패스해야겠고, 호카나 신고 열심히 산행 다녀야겠다!!
드디어 등산화 유목민 탈출!! 좋았어!! 영~ 차~!!